갱년기/위축성 질염

40대 후반 이후, 폐경을 전후로 발생하는 만성 질염을 특히 위축성 질염atrophic vaginitis이라 합니다. 또는 갱년기 질염 또는 노인성 질염이라고도 합니다. 위축성 질염은 일반적인 만성 반복성 질염과는 발생 원인이 약간 다릅니다.

폐경 이후에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양이 줄어 질 점막이 얇아지고 정상적인 분비물이 적어집니다. 분비물이 적어지면 윤활이 되지 않아 건조하고 메마른 상태가 되어, 가벼운 자극에도 상처입기 쉽고, 세균에도 쉽게 감염됩니다. 그래서 위축성 질염이 있으면 색이 짙은 염증성 질 분비물과 함께 건조로 인해 성관계시 통증, 출혈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잦은 염증으로 인해 가려움, 질냄새, 성욕저하로 이어져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힘든 질환입니다.

일반적으로 40대 이후의 여성에게 많이 생기나 건강 상태가 좋지 않거나, 심한 스트레스, 무리한 다이어트, 출산이나 유산 후, 질 성형 후, 조기폐경, 당뇨, 난소나 자궁 수술 후에 호르몬 분비가 원활하지 못해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나타나기도 합니다.

위축성 질염에는 한방 치료가 효과적입니다.

항생제, 항진균제 단기 복용으로 급성 질염은 잘 치료되나, 만성 재발성 질염이나 위축성 질염에는 무효합니다. 게다가 항생제의 장기 복용은 내성이 생기기 쉽고, 질에 있는 유익균까지 파괴해 질내 항상성을 깨뜨립니다.

위축성 질염은 한의학적으로는 노화로 인해 간신肝腎의 음혈陰血이 부족해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음혈은 영양물질로 배터리, 오늘날의 성호르몬과 유사합니다. 질 점막이 오랫동안 가뭄으로 말라서 쩍쩍 갈라진 논밭과 같은 상태입니다. 겉에서 바르는 보습제로는 부족한 음혈을 채우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한약으로 부족한 음혈을 보충해야 질 건조증이 완화됩니다. 또 침뜸 치료로 몸 전체의 기혈순환을 도와 균형을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갱년기 초기에 호소하는 증상은 크게 상열하한上熱下寒과 음혈부족 두 종류입니다. 상체로는 열이 오르고 하복부와 손발은 차가워지며 몸이 전체적으로 건조해집니다.

• • 상열하한 : 갑자기 얼굴에 열이 훅 올라오며 덥습니다. 얼굴에 땀이 나거나 쉽게 붉어지는 안면홍조가 생기기도 합니다. 또 감정의 조절이 어렵고, 만성피로, 수면장애를 동반하기도 합니다.
• • 음혈부족 : 피부, 비뇨기와 생식기가 건조해지며 위축되기 쉽습니다. 위축성 질염, 방광염, 질 건조증, 성교통, 피부건조증 등이 쉽게 발생합니다.

또한 갱년기 호르몬 변화는 골밀도에도 영향을 줘서 골감소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전반적인 기억력과 면역력도 감퇴되고 근육, 관절도 약해집니다. 골반통을 비롯해 족저근막염과 같은 근골격계 염증도 잘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