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맥은 말초에서 심장으로 피를 보내는 혈관입니다. 골반부의 정맥순환이 잘 안되서 정맥이 확장되고 피가 고여 만성적인 골반통증, 회음부 통증 및 불편감을 동반하는 질환을 골반 울혈증후군pelvic congestion syndrome, PCS이라 합니다. 골반에 생긴 하지정맥류라 생각하면 됩니다. 주로 기혼의 출산경험이 있는 여성에게 잘 생기며 일반적으로 월경 전, 성관계 후, 오랫동안 앉아있거나 서있는 경우 심해집니다. 골반울혈증후군은 만성적인 골반통의 주요 원인질환입니다.
골반강의 혈관순환이 잘 안되면 묵직하고 뻐근한 느낌의 아랫배, 허리의 통증이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성교통, 생리통, 만성피로, 비정상적인 자궁출혈, 과민성대장증후군이 동반됩니다. 이 외에도 생리불순이나 방광 자극으로 인해 절박뇨(소변을 참지 못하고 바로 가게 되는 증상), 두통과 소화장애, 불안과 우울증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골반울혈증후군과 함께 골반강 내 염증, 조직의 유착, 근종, 선근증 및 내막증 등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골반울혈증후군은 1954년 테일러박사에 의해 처음 밝혀졌으며, 자율신경계의 기능실조가 자궁과 난소의 정맥순환에 영향을 준다고 하였습니다. 테일러박사는 감정적인 스트레스가 평활근의 경련을 일으켜 골반부 정맥의 울혈을 야기한다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발병기간이 짧거나 증상이 가벼운 경우 지지요법과 함께 스트레스나 피로감 등 자율신경계 인자를 조절하는 치료법을 권하였습니다.
골반울혈증후군이 생기는 이유는 복합적입니다. 골반감염이나 난관결찰 과정에서 정맥의 손상으로 생기기도 하며, 분만과정 중에 손상이나 약화로, 정서적 스트레스나 여성호르몬의 변화, 오래 서있거나 앉아있는 작업환경 등 여러 가지 요인이 결합되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호르몬 치료나 정맥색전술 등의 외과적 처치를 받으나 약물치료에 대한 반응이 현저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발견자 테일러 박사가 밝혔듯, 정서적 요인에 영향을 많이 받는 질환입니다. 골반강 내 혈액순환 상태는 체질이나 자율신경 밸런스의 균형을 깨뜨리는 스트레스 정도에 따라 많이 달라집니다.
한의학에서는 오래 전부터 한약과 침뜸치료를 통해 골반강 내 순환장애를 치료해왔습니다. 골반울혈증후군은 하복부의 어혈瘀血, 축혈蓄血, 산증疝症 등에 해당합니다. 특히 혈관순환기능 부전으로 인해 혈액이 정체되어 나타나는 징후인 하복부 어혈瘀血에 가깝습니다.
골반울혈증후군은 장기적인 스트레스나 과로, 체력저하, 복부냉증, 체내 노폐물(濕熱), 진액 부족(陰虛) 등에 의해 2차적으로 골반강 내 혈액순환이 제대로 돌지 못해 어혈瘀血이 발생한 것입니다. 어혈은 혈액이 제대로 돌지 못해 정체되어 나타나는 증상을 말합니다. 어혈에 의한 통증은 비교적 고정된 부위에 나타나며 주로 쑤시고 찌르는 양상을 나타내며, 심한 경우 피부에 청근(靑筋)이 보이거나 검은색의 대변을 자주 보기도 합니다.
골반울혈증후군은 정맥의 울혈된 정도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집니다. CT로 확인되는 정맥의 울혈 정도가 심한 경우, 한의원 치료와 외과적 수술을 병행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증상의 완화와 빠른 회복에는 한약이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울혈 정도가 심하지 않은데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 비수술적 치료로도 가능합니다.
간, 비, 신 삼음경과 임독맥의 경혈과 경락 자극을 통해 골반강의 부족한 기혈을 보충하고 막힌 기혈 순환을 도와 어혈瘀血을 제거합니다. 증상이 심한 경우 약침치료를 병행합니다.
경혈과 경락의 심부 온열 자극을 통해 차가워지고 어혈이 생긴 하복부를 데워, 기혈순환을 도와 통증을 완화합니다.
원장님과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 후, 개개인의 몸 상태에 맞는 한약 치료를 통해 어혈瘀血을 제거해 불편감을 완화합니다. 깨진 신체밸런스의 균형을 회복해 재발을 방지합니다.
한의사이자 필라테스 지도자인 이은 원장님이 일상생활에서도 자가치료를 이어갈 수 있게 운동치료실에서 골반필라테스를 티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