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가 급격하게 더워지며 시원한 음료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얼음을 가득 채운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더위로 멍해진 정신을 번쩍 뜨게 해주는데요. 혹시 여러분은 음료수에 들어있는 얼음을 남기지 않고 드시는 편인가요? 간혹 얼음을 중독적으로 오독오독 씹어먹는 분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물론 더위도 식혀주고 소리도 재미있고 칼로리도 없다는 매력을 갖고 있지만, 얼음을 씹어먹는 행동은 생각보다 건강에 해롭습니다.
얼음을 비롯한 딱딱한 물건을 자주 깨물어 먹는다면 치아 표면의 흰색 부분인 법랑질에 실금이 생기기 쉽습니다. 표면에 생긴다면 처음에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자꾸 반복하다 보면 치아 균열로 이어져 충치가 없어도 찌릿하거나 시린 통증을 호소할 수 있습니다.
또 얼음중독은 빈혈과도 관계가 깊습니다. 외국에서는 얼음을 중독적으로 먹는 빙식증(氷食症)을 이식증의 일종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식증이란 영양분이 없는 종이, 흙 등을 먹는 증상을 말합니다.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철 결핍성 빈혈 환자 38명 중 23명이 빙식증을 보였으며, 철분을 보충하자 대다수에서 증상이 멈추었다 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얼음을 중독적으로 씹는 습관이 있다면 혹시 빈혈이 아닌가 의심해보는 게 좋습니다. 매일 피곤하고 금방 숨이 차고, 때론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쉽게 어지러운 경우에 병원에서 간단한 수치 검사를 통해 알아볼 수 있습니다. 물론 빈혈도 다양한 원인이 있어 심각한 경우에는 추가적인 검진이 요구되지만, 일반적인 경우라면 균형 잡힌 영양섭취와 철분 보조제 등을 통해 완화할 수 있습니다.
철분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으로는 육류가 대표적입니다. 특히 붉은 고기에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시금치 같은 진녹색 채소, 달걀, 콩, 참깨도 철분이 많은 음식입니다. 또 비타민 C는 철분 흡수를 도와주는 작용을 하니 적정량의 과일을 먹는 것도 철분 보충에 도움이 됩니다.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얼음. 얼음 음료는 포기할 수 없어도 내 건강을 위해 적어도 씹어먹진 않도록 노력해봅시다. 그래도 자꾸만 얼음이 당긴다면 ‘내 몸이 지금 힘들어하고 있구나’라는 신호로 이해하고 좀 더 건강한 음식을 먹고, 충분히 휴식을 취해보세요. 올여름에는 작년과 비교할 수 없는 무더위가 찾아온다는데 지금부터 건강관리 잘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