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시나요? 아마도 이 기사를 클릭한 것으로 보아 맛있는 음식을 먹는 걸로 풀진 않으신가요? 좋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건 누구나 당연합니다. 맛집 탐방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유난히 밤에만 폭식을 하게 된다면? 맛있는 음식을 적정량 먹는게 아니라, 불쾌해질 때까지 먹고 매일 아침 후회를 반복하게 된다면?
이런 경우 ‘야식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이름만 들었을 땐 아무렇게나 갖다 붙인 병명같지만, 미국의 앨버트 스턴커드 박사가 1955년 발표한 질환입니다. 저녁 7시 이후 식사량이 하루 전체 섭취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불면증 등을 동반합니다.
아마 야식을 자주 찾는 분들은 누구나 경험해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배가 부른 상태에서 잠들기 때문에, 깊은 숙면을 취하기가 어렵습니다. 또 우리 몸은 잠을 자면서 여기저기를 복구하는 작용을 해야하는데, 이런 에너지를 전부 소화하는데 써버리기 때문에 몸에 해독하지 못한 독소가 쌓이게 됩니다.
그래서 아침이면 몸이 붓고 찌뿌둥하며, 심하면 손발이 함께 저리기도 합니다. 노폐물은 쌓이는데 배터리는 점점 부족해지는 상태입니다. 기초 체력이 점점 딸리게 되어 좀만 움직여도 금방 피곤해지고 숨이 차고, 몸에 염증이 생겨도 잘 안낫고 오래 갑니다. 족저근막염, 질염, 테니스엘보, 만성설사 등의 상관없을 것 같은 질환들도 이런 습관 때문에 오래도록 안 낫는 경우가 꽤나 많습니다.
제가 굳이 입 아프게 설명 드리지 않아도 ‘잦은 야식’이 몸에 해롭다는 사실은 이런 습관을 가지신 분들께서 누구보다 더욱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아침마다 몸이 찌뿌둥해서 여러 번 후회를 해보셨을 테니까요. 문제는 ‘알면서도 내 맘대로 잘 안되는 게’ 문제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이런 야식증후군을 바꾸고 싶으시다면, 야식을 끊는게 ‘내 맘대로 안되었다면’ 이제부터 두 가지를 해봐야 합니다. 먼저 ‘내 마음’에게 도대체 너는 뭐가 스트레스라서 그렇게 지 멋대로인지 먼저 물어봐야 합니다. 그 다음은 변덕스런 내 마음에만 맡기는 게 아니라 밤 늦게 먹는 습관을 바꿀 수 있는 다른 장치들을 마련해야 합니다.
내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다른 방법 찾기
상담을 하다보면 야식을 찾는 많은 분들이 ‘배가 그닥 고픈 것 같지도 않은데 음식을 먹게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바로 ‘감정적 허기’를 달래기 위해서인데요. 감정적 허기를 느끼는 원인은 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이렇게 야식을 찾는 분들은 ‘음식’을 힘들고 고생한 하루에 대한 ‘보상’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장에서 늦게까지 열심히 일한 후 집으로 돌아가면, 바로 잠에 들기는 왠지 하루가 너무 아쉽고 아깝습니다. 바삭한 치킨과 함께하는 시원한 맥주 한잔은 힘들고 고단했던 하루에 특별함 한 스푼을 떨어뜨려 줄 것만 같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건 가장 손쉽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니까요.
만약 여러분이 혹시 이런 ‘감정적 허기’로 야식을 찾았다면, 시간 여유가 생겼을 때 아무것도 하지 말고 멍 때리면서 스스로에게 물어봅시다. ‘내 마음아, 뭐가 그렇게 힘들었니?’ 물어보고 ‘그런 것 때문에 힘들었구나~ 고생 참 많았다’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도록 합시다. 잊지 말고 꼭 얘기해줘야해요.
내 마음이 힘들어서 이렇게 먹는 걸로 스트레스를 풀었다는 걸 먼저 이해해주세요. 하지만 이런 습관은 내 몸과 마음을 더욱 상하게 할 수 있으니, 이제부터 이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연구해봅시다. 내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도록 합시다. 간단한 취미활동도 가벼운 운동도 좋습니다. 단, 하는 것 자체가 재미없고 스트레스가 되는 운동은 아니어야 합니다. 갈 때는 귀찮더라도 가서 하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재밌는 것이어야 합니다.
또 야식을 찾는 횟수를 줄일 수 있도록 안전 장치들을 만들어야 합니다. 특히 야식을 드시는 분들은 삼시세끼는 대충 떼우는 경우가 많은데, 왠만하면 조금씩 다 드시도록 합니다. 식사를 할 때는 재료 하나하나의 맛을 느낀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드시기 바랍니다. 여유가 있다면 예쁘게 차려놓고 음식 사진을 먼저 찍는 것도 좋습니다. 이제 ‘많이’보다 ‘적고 고급스럽게’ 보상해주는 겁니다. 그리고 자는 시간을 앞당기려 노력해보세요.
물론 이런 플랜을 꼼꼼히 세우더라도, 야식의 유혹에 지는 순간이 올 수 있습니다. 내가 몇 달간 들여온 습관이 그렇게 쉽게 바뀌겠어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하는 것입니다. 매일 먹던 게 일주일 세 번으로, 두 번으로, 한 번으로 줄어들 거에요.
그리고 야식을 참고 빈속으로 자서 아침에 몸이 붓지 않고 개운해지는 순간을 느끼게 되면, 어느 순간부터는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그때까지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아직 신년 목표를 정하지 않았다면 ‘건강한 식습관 들이기’로부터 시작해보시는게 어떠실까요? 분명 힘든 만큼, 얻는 것도 클 것이라 믿습니다.